과음 후 다음날 아침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은 A씨(60세)에게 내려진 진단은 ‘심낭지방축적’이었다. 심장 주변 막인 심낭에 지방이 쌓이는 질환이다. 이 질환은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알코올성 심근증 또는 알코올성 심낭염이라 부른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 남성 중 약 10%가 앓고 있다. 하지만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방치하기 쉽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환자수는 1만8000명 수준이다.
술을 마시면 왜 심낭에 지방이 쌓일까?
알코올은 간에서만 대사되는 것이 아니다. 위장관에서도 대사된다. 특히 소장에서는 흡수 속도가 빨라 분해되지 않은 알코올이 혈액 속으로 들어간다. 이때 우리 몸은 이를 제거하기 위해 아세트알데하이드라는 독성물질을 만든다. 문제는 이 물질이 혈관을 타고 온몸을 돌면서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다양한 장기에 손상이 발생한다. 대표적인 곳이 심장이다. 실제로 음주량이 많은 사람일수록 심낭에 지방이 쌓여있는 경우가 많다.
증상은 어떻게 나타날까?
가장 흔한 증상은 흉통이다. 명치 부위나 왼쪽 가슴 부근에 극심한 통증이 느껴진다. 간혹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은 며칠간 지속되다가 사라진다. 그러나 반복적으로 나타나거나 강도가 점점 세진다면 급성 심근경색 등 다른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치료 방법은?
우선 금주해야 한다. 만약 이미 만성화됐다면 항염증제·항응고제 등 약물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단, 효과가 크지 않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 따라서 예방이 최선이다. 금주가 어렵다면 절주라도 해야 한다.